Category: Part.1-미소를 판 남자

  • 1장 5화: 첫 번째 효과

    강재현은 손을 쥐었다.주사기. 차가운 유리 바늘 끝에잔잔한 빛을 머금은 투명한 액체. 그는 한참 동안 그것을 바라보았다. “……”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리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하지만, 그의 심장은 놀랍도록 차분했다. ‘이건… 환각이야.’ 스스로 그렇게 다짐했다.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천천히,주사기의 뚜껑을 벗기고 있었다. 첫 번째 선택 그는 바늘 끝을 바라봤다.그리고, 주사기 안의 액체가잔잔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
  • 1장 4화: 첫 번째 거래

    강재현은 거울을 바라봤다.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질렀다.그러나 웃음은 지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선명해졌다. “……” 가슴이 답답했다.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이건 환각이야.’ 그는 스스로 되뇌었다.‘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야.’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거울 속에 보이는 미소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순간— 툭. 어깨 위에서, 누군가가 손을 올렸다. “너도 알잖아.” 그는 숨을…

    ·
  • 1장 3화: 미소의 대가

    강재현은 손을 덜덜 떨며 핸드폰을 바라봤다. 조용했다.진동도, 소리도,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는 한참 동안 숨을 몰아쉬다,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손끝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다시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통화 기록 없음] “……뭐?” 틀림없이 봤다.전화가 걸려왔고, 통화가 연결됐고,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기록이 없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이건… 꿈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는 창문을 흘깃 바라봤다.…

    ·
  • 1장 2화: 계약의 서막

    강재현은 숨을 삼켰다. 노란 스마일.그리고, X자로 일그러진 눈. 그것이, 어둠 속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미소를 원했던 건 너 아니었어?”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그러나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강요가 담겨 있었다. “…미친놈.” 재현은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순간— 그것이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그를 바라보던 존재는,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
  • 1장 1화: 미소를 삼킨 도시

    새벽 1시. 습기 찬 공기가 피부에 들러붙었다.축축한 도로 위, 가로등 불빛이 깜빡이며 거리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강재현은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손에 들린 편의점 봉지가 힘없이 흔들렸다. “…또 이 시간이네.” 길거리엔 아무도 없었다.그러나 완전히 조용한 것도 아니었다. 멀리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낮게 울렸고,어디선가 술 취한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그 사이로 밤공기를 가르는 불길한 정적. 이 도시는, 숨을 죽이고…

  • 프롤로그

    “이제까지 느껴본 감각 중 최고야.”“그냥 녹아 없어지는 기분이야.”“이게 진짜 행복이 아닐까?” 희미한 속삭임이 귓가에 맴돌았다.소리는 마치 물속에서 울려 퍼지는 것처럼 둔탁하고 멀었다. 강재현은 눈을 감았다.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피부를 파고들었던 차가운 금속의 감촉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바닥에 나뒹굴어진 주사기.끝에 남아 있는 투명한 액체 한 방울. 그리고— 몸이 사라졌다. 중력.온몸을 짓누르던 그 존재가, 더 이상 없었다. 그는…